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생활시설인 나눔의 집 사무국장의 책상 서랍 안에서 현금 후원금이 다발로 나오는 장면 보여드렸습니다.
돈을 어떻게 이렇게 부실하게 관리하나 의아했는데, 채널A가 입수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후원금을 받고 장부도 쓰지 않았습니다.
구자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
[리포트]
나눔의집 김모 전 사무국장이 개인 책상에 보관해 온 현금 후원금이 천여만 원.
후원자들이 현금으로 낸 엔화와 달러화가 후원금 계좌에 몇 달씩 입금되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.
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.
광주시 감사결과 나눔의집 시설에는 현금 후원금을 기록한 장부가 없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.
언제 얼마가 들어왔는 지 기록이 없다보니 현금 후원금은 사실상 눈먼 돈이었던 겁니다.
[경기 광주시 관계자]
"현금으로 받게되면 그 다음 날 입금 해야 되는 거고요. 후원자의 이름 그런 것들을 적어놔야 되는 거잖아요. 없었기 때문에…"
나눔의집 직원들은 이런 '주먹구구'식 후원금 관리가 20년 동안 계속됐다고 주장해 왔습니다.
[내부고발자 직원]
"그럼 그거(후원금) 받으면 기록을 하지 않나요?"
"기록 안하죠?"
[김모 씨 / 당시 사무국장]
"안했어요. 정말 미안해요"
[내부고발자 직원]
"20년 동안 그럼 그거 없이 그냥 해오신 거예요?"
[김모 씨 / 당시 사무국장]
"네."
나눔의집은 할머니들의 생활시설과 법인으로 구분돼 있는데, 시설 안에 비치해 둔 후원 신청서에 시설 계좌가 아닌 법인 계좌만 적어 둔 사실도 감사 결과 확인됐습니다
할머니들의 생활과 복지를 개선하려고 낸 후원금이 법인 쪽으로 흘러들어갈 길을 만들어 놨던 겁니다.
광주시는 부적절한 후원금 관리책임을 물어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지만, 최대 금액이 300만 원에 불과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
지적도 나옵니다.
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
jajoonneam@donga.com
영상편집: 구혜정